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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 (52)
효자동이발사 (시대적 배경, 소시민 서사, 역사적 고발)

대통령 전용 이발사라는 설정이 만들어내는 이 영화의 서사 밀도는, 가볍게 예상했던 시대극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권력의 핵심부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의 이야기이발사 한모는 경무대, 즉 오늘날 청와대 인근에서 이발소를 운영합니다. 그는 이승만 정권의 사사오입 개헌을 목격하고, 4·19 혁명의 함성 속에 아들을 낳고, 5·16 군사정변 이후 대통령 전용 이발사로 발탁됩니다. 여기서 사사오입이란 반올림 원리를 헌법 개정 의결 정족수에 억지로 적용하여 개헌을 통과시킨 1954년의 정치적 편법을 말합니다. 당시 헌법 개정에는 재적 의원 203명의 3분의 2인 135.33명의 찬성이 필요했고, 여당은 이를 반올림하면 135명이라며 부결을 번복 가결로 바꿔버렸습니다. 제가 이 장면에서 직접 느낀 건, 숫자 하나로 헌정 ..

카테고리 없음 2026. 5. 31. 15:53
오브라더스 영화(형제 서사, 사회 비판, 감동)

영화 한 편이 이렇게 오래 가슴에 눌러앉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냉혹한 수금업자와 조로증을 앓는 이복동생이 맺어가는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 영화가 단순한 형제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형제라고 부를 수도 없었던 두 사람의 시작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가 시작되고 한참 동안은 상우라는 인물이 그냥 거칠고 이기적인 사람으로만 보였거든요. 불량 채권 수금, 그러니까 남이 갚지 못한 빚을 힘으로 받아내는 일을 생업으로 삼고, 계좌 가압류 통보에 욕설을 내뱉고, 거리낌 없이 주먹을 쓰는 사람.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이복동생이 생겨납니다. 여기서 조로증이란 노화 가속 증후군의 일종으로, 유전자 이상으로 인해 신체가 정상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노화되는 희귀 질환입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5. 31. 07:31
7번 방의 선물 (누명, 사법 권력, 부녀 서사)

1,28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어린 딸의 애틋한 부녀 서사를 다룬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코미디처럼 다가오지만, 부녀를 갈라놓는 국가 권력의 폭력성과 억울한 누명이 드러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슬픔과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보아도 여전히 뜨거운 눈물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대한민국 대표 명작입니다.누명 구조 속에 드러나는 사법 시스템의 맹점용구가 교도소 7번 방에 수감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 영화가 단순히 눈물을 짜내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장의 딸 지영이가 겨울철 빙판에서 미끄러져 사망한 사건은, 권력이 개입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둔갑하게 됩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카테고리 없음 2026. 5. 30. 15:22
해라바 (권력 비판, 사적 제재, 성장 서사)

흔한 조폭물인 줄 알았으나 주인공의 서툰 다짐 장면에서 남다른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배우 김래원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고, 극 중 캐릭터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권력 비판: 개발 논리가 삶을 어떻게 삼키는가한 남자가 조용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처절해지는 걸까요? 저는 그 답이 조판수라는 인물에 있다고 봅니다. 그는 단순한 악당이 아닙니다. 시의원에 당선되어 "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발전이 가능하다"라고 연설하는 인물입니다. 이 대사가 섬뜩한 이유는, 그 '낡은 것'이 다름 아닌 해바라기 식당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권력 구조는 토착 세력의 헤게모니 그러니까 지배 집단이 폭력이 아닌 동의와..

카테고리 없음 2026. 5. 30. 08:03
영화 이끼 (권력 구조, 공모 의식, 사법 한계)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단순한 스릴러물로 생각했습니다. 폐쇄적인 산골 마을, 기묘한 죽음, 비밀을 품은 사람들. 그런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에도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이끼는 권력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사법 시스템이 어떻게 무력화되는지를 극도로 사실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권력 구조: 고립된 마을이 독재 체제가 되는 방식처음 이 마을의 분위기를 마주했을 때, 저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누군가 항상 감시하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 웃는 얼굴 뒤에 칼날이 숨어 있는 것 같은 공기. 이것이 바로 영화가 묘사하는 폐쇄적 권위주의 공동체의 핵심입니다. 이 마을은 국가의 공식적인 사법 집행이 사실상 미치지 못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천용..

카테고리 없음 2026. 5. 29. 14:42
서울의 봄 (권력 사유화, 제도적 무력성, 하나회)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아군끼리 총을 겨누는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설마 이 정도였을까 싶었는데, 화면이 진행될수록 그 설마가 사실로 확인되는 충격을 연거푸 받았습니다. 결과를 이미 알고 보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내내 심장이 쉬질 않았습니다.권력 사유화: 하나회가 군대를 삼킨 방식군사쿠데타(coup d'état)라고 하면 흔히 탱크가 청와대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장면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영화를 직접 보고 느낀 건 전혀 달랐습니다. 12·12는 정면 돌파가 아니라 인맥과 정보 독점, 그리고 심리전으로 완성된 반란이었습니다. 신군부의 핵심 조직인 하나회는 육군사관학교 64기생을 중심으로 경상도 출신 장교들을 대상으로 결성된 사조..

카테고리 없음 2026. 5. 2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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