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국보를 보기 전에는 일본 전통예술을 소재로 한 잘 만든 드라마 정도를 기대했는데, 보고 나서 며칠이 지나도록 뭔가 이상하게 걸리는 감각이 계속 남았습니다. 아름답다는 말이 맞는 것 같으면서도, 마음 깊숙이 닿지 않는 이 거리감이 어디서 오는 건지 꽤 오래 생각했습니다. 가부키 미학, 인형화 된 인간의 아름다움 모노노아와어릴 때 엄마를 따라 전통 공연장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무대 위 사람들이 왜 저렇게 느리게 걷고, 왜 저렇게 과장되게 팔을 드는지 그때는 그냥 답답하게만 느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그 답답함이 사실 가부키 미학의 핵심을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나온 반응이었다는 걸 영화 국보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됐습니다. 일본의 문화예술 평론가 가라타..
아이 학교에서 작은 다툼이 생겼을 때, 처음으로 들리는 말은 대개 "장난이었대요"입니다. 제가 직접 그 자리에 있었을 때도 그랬습니다. 상처받은 아이보다 빠져나갈 말이 먼저 나왔고, 어른들은 서로 눈치를 봤습니다. 저는 직접 이사 오면서 저희 아이가 학폭 피해자였기에 더욱더 마음 한편에 기억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입니다. 폭력보다 무서운 것, 구조적 은폐 선호는 평범한 중학생이었습니다. 연락 문제로 부모를 속인 적 없는 아이였는데, 어느 날 밤 학교 옥상에서 추락한 채 발견됩니다. 학교 CCTV는 고장 나 있었고, 휴대폰과 일기장은 사라졌으며, 운동화는 옥상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드라마가 주목하는 건 폭력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 폭력이 어떻게 덮이는가, 바로 그 과정입니다.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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