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다는 해고 노동자가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를 차례로 제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웃기다고?" 싶었습니다. 근데 실제로 보고 나니, 웃기면서도 내내 마음 한쪽이 무거웠습니다. 그 불편함이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 제로섬 게임에 갇힌 사람의 부조리한 범죄이 영화의 전제는 단순합니다. "사람은 넷, 자리는 하나." 주인공 만수는 25년간 다니던 제지 회사에서 해고된 뒤, 1년이 지나도 재취업에 실패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무섭도록 단순합니다. 경쟁자가 없으면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짚어야 할 개념이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입니다. 제로섬 게임이란 한쪽이 얻으면 반드시 다른 쪽이 잃는 구조, 즉 총합이 항상 0인..
갈 곳이 없다는 게 사람을 얼마나 무디게 만드는지, 저는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지인 소개로 큰 집 청소를 도와준 적이 있었는데,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이상했습니다. 가구는 비쌌고 집은 넓었지만, 그 집에서 저는 내내 시계만 봤습니다. 영화 속 밀리가 윈체스터 저택에 발을 들여놓는 장면에서 그날 기억이 그대로 올라왔습니다. 비신뢰성 화자가 만드는 함정, 관객은 얼마나 속았나심리 스릴러 장르에서 자주 쓰이는 서사 장치 중 하나가 바로 비신뢰성 화자(Unreliable Narrator)입니다. 여기서 비신뢰성 화자란, 이야기를 이끄는 시점 인물이 정보를 왜곡하거나 잘못 해석하고 있어서 관객이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서술자를 말합니다. 이 영화는 밀리의 눈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관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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