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1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 방의 선물》은 지적 장애를 가진 아버지와 어린 딸의 애틋한 부녀 서사를 다룬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코미디처럼 다가오지만, 부녀를 갈라놓는 국가 권력의 폭력성과 억울한 누명이 드러나면서 관객들에게 깊은 슬픔과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보아도 여전히 뜨거운 눈물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대한민국 대표 명작입니다.누명 구조 속에 드러나는 사법 시스템의 맹점용구가 교도소 7번 방에 수감되기까지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 영화가 단순히 눈물을 짜내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장의 딸 지영이가 겨울철 빙판에서 미끄러져 사망한 사건은, 권력이 개입하는 순간 완전히 다른 사건으로 둔갑하게 됩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흔한 조폭물인 줄 알았으나 주인공의 서툰 다짐 장면에서 남다른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이 영화를 계기로 배우 김래원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고, 극 중 캐릭터 같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권력 비판: 개발 논리가 삶을 어떻게 삼키는가한 남자가 조용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처절해지는 걸까요? 저는 그 답이 조판수라는 인물에 있다고 봅니다. 그는 단순한 악당이 아닙니다. 시의원에 당선되어 "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발전이 가능하다"라고 연설하는 인물입니다. 이 대사가 섬뜩한 이유는, 그 '낡은 것'이 다름 아닌 해바라기 식당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이 보여주는 권력 구조는 토착 세력의 헤게모니 그러니까 지배 집단이 폭력이 아닌 동의와..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 볼 때 단순한 스릴러물로 생각했습니다. 폐쇄적인 산골 마을, 기묘한 죽음, 비밀을 품은 사람들. 그런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동안에도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영화 이끼는 권력이 어떻게 사유화되고, 사법 시스템이 어떻게 무력화되는지를 극도로 사실적인 감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권력 구조: 고립된 마을이 독재 체제가 되는 방식처음 이 마을의 분위기를 마주했을 때, 저는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누군가 항상 감시하고 있는 것 같은 그 느낌, 웃는 얼굴 뒤에 칼날이 숨어 있는 것 같은 공기. 이것이 바로 영화가 묘사하는 폐쇄적 권위주의 공동체의 핵심입니다. 이 마을은 국가의 공식적인 사법 집행이 사실상 미치지 못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천용..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아군끼리 총을 겨누는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저는 설마 이 정도였을까 싶었는데, 화면이 진행될수록 그 설마가 사실로 확인되는 충격을 연거푸 받았습니다. 결과를 이미 알고 보는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 내내 심장이 쉬질 않았습니다.권력 사유화: 하나회가 군대를 삼킨 방식군사쿠데타(coup d'état)라고 하면 흔히 탱크가 청와대를 향해 일직선으로 달리는 장면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영화를 직접 보고 느낀 건 전혀 달랐습니다. 12·12는 정면 돌파가 아니라 인맥과 정보 독점, 그리고 심리전으로 완성된 반란이었습니다. 신군부의 핵심 조직인 하나회는 육군사관학교 64기생을 중심으로 경상도 출신 장교들을 대상으로 결성된 사조..
솔직히 처음엔 그냥 한국판 좀비 블록버스터겠거니 했습니다. 팝콘이나 씹으며 두 시간 보내면 되겠다 싶었는데, KTX가 서울역을 출발하는 순간부터 극장 의자 손잡이를 놓지 못했습니다. 스크린을 빠져나와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그 묵직한 여운, 지금도 선명합니다. 한국형 좀비 블록버스터가 가능하다는 증거제가 이 영화를 보러 갈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한국에서 좀비 영화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어색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그 걱정이 완전히 기우였습니다. 부산행은 좀비(zombie) 장르의 계보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한국적 정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작품입니다. 여기서 좀비 장르란, 1954년 리처드 매드슨의 소설 『나는 전설이다』에서 비롯된 '바이러스나 외부 감..
연상호 감독 이름 석 자만 보고 개봉일에 바로 뛰어간 사람으로서, 솔직히 반도 이후 쌓인 불안감을 지우지 못한 채 극장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오면서 든 첫 생각은 이 감독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였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던 군, 실제로 앉아서 보니 일반적인 평가와는 조금 다른 지점들이 있었습니다. 집단지성 설정이 만들어낸 진짜 공포일반적으로 좀비 영화의 공포는 수와 속도에서 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앉아서 봤는데, 군이 만들어낸 공포의 본질은 조금 달랐습니다. 처음엔 저도 별 기대 없이 감염자들이 기어 다니는 장면을 봤지만, 이들이 두 발로 일어서고 점액질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등줄기가 서늘해지더라고요. 이 영화에서 핵심 설정은 바로 군집 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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