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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2

영화 승부 (포석, 사제지간, 세대교체) 바둑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극장 문을 나설 때 뭔가 뜨거운 걸 가슴에 품고 나온다면, 그 영화는 성공한 겁니다. 영화 '승부'가 딱 그랬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극장 로비에 서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1988년 싱가포르, 세계 바둑 챔피언 자리를 건 마지막 한 판. 그리고 그 챔피언이 5개월 뒤 맞닥뜨린 소년 이창호포석 — 세계 제패까지의 길바둑에서 포석이란 대국 초반에 돌을 넓게 배치하며 판의 주도권을 잡는 과정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중에 싸울 판을 미리 깔아 두는 행위입니다. 영화는 조훈현이라는 인물을 소개하는 방식 자체가 포석과 닮아 있습니다. 담배 한 개비를 깊게 무는 장면, 장미 연초 특유의 냄새가 날 것 같은 그 오프닝부터 이미 80년대의 공기가 스크린을 꽉 채웁니다... 2026. 6. 5.
어쩔 수 없다 리뷰 (부조리, 노동영화, 블랙코미디) 어쩔 수 없다는 해고 노동자가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를 차례로 제거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줄거리를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이게 웃기다고?" 싶었습니다. 근데 실제로 보고 나니, 웃기면서도 내내 마음 한쪽이 무거웠습니다. 그 불편함이 오래 남는 영화였습니다. 제로섬 게임에 갇힌 사람의 부조리한 범죄이 영화의 전제는 단순합니다. "사람은 넷, 자리는 하나." 주인공 만수는 25년간 다니던 제지 회사에서 해고된 뒤, 1년이 지나도 재취업에 실패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가 내린 결론은 무섭도록 단순합니다. 경쟁자가 없으면 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짚어야 할 개념이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입니다. 제로섬 게임이란 한쪽이 얻으면 반드시 다른 쪽이 잃는 구조, 즉 총합이 항상 0인.. 2026.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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