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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것이 아니다
신생아 전문가 교육을 들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 중 하나는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신생아 교육에서 왜 사춘기 이야기를 할까 의아했다. 그런데 강의를 듣다 보니 신생아 시기와 사춘기는 생각보다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아이가 중학생쯤 되면 갑자기 변했다고 말한다. 말도 잘 듣던 아이가 방문을 닫고 들어가고, 부모와 대화하기 싫어하고,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면 "사춘기가 왔구나"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교육에서는 사춘기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는 설명을 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경험했던 감정들,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경험들,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 속에서 쌓여왔던 것들이 사춘기라는 시기에 조금씩 드러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많은 생각이 들었다.
무의식, 기억하지 못해도 남아 있는 감정
교육 중 프로이트 정신분석 이야기가 이어졌다.
사람은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도 마음속 어딘가에 남겨둔다고 설명했다.
강사님은 무의식을 맑은 물과 바닥에 가라앉은 흙탕물에 비유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맑은 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바닥에는 오래된 감정과 경험들이 가라앉아 있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계기가 생기면 바닥이 흔들리면서 다시 떠오른다는 것이다.
사춘기가 그런 시기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동안 말하지 못했던 감정, 표현하지 못했던 서운함,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들이 사춘기라는 시기를 통해 드러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아이들이 갑자기 변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마음속에 쌓여 있던 무언가가 표현되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부모, 우리 세대의 양육 방식을 돌아보다
교육을 들으며 가장 마음이 아팠던 부분은 부모 세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우리 세대는 참 많이 참고 살았다.
부모님 말씀에 토를 달기 어려웠고, 어른이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분위기에서 자랐다.
사춘기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별로 없었다.
말대꾸를 하면 혼났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 참는 것이 당연한 시대였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를 키울 때 "나는 우리 부모처럼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부모가 되고 나니 나도 모르게 비슷한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
빨리 해라.
왜 말을 안 듣냐.
엄마 말 들어라.
이런 말들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을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를 존중하면서 키웠을까.
아니면 내가 편한 방식으로 키우려고 했을까.
그 질문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
사춘기, 부모를 향한 공격이 아닐 수도 있다
강사님은 이런 이야기를 했다.
만약 신생아가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할까.
배고파.
무서워.
안아줘.
이런 말을 할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질문을 할 수도 있다고 했다.
왜 나는 여기 태어났어?
엄마는 나를 사랑해?
나는 괜찮은 아이야?
물론 신생아는 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 감정들은 마음속 어딘가에 잠시 머물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뒤 사춘기라는 시기에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갑자기 반항한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질문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사춘기를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되었다.
내 아이를 키우며 느낀 반성
이번 교육을 들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사람은 역시 내 딸이었다.
딸이 어릴 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먹이고 입히고 공부시키고 아프면 병원에 데려갔다.
그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교육을 들으며 한 가지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딸의 마음을 얼마나 들여다봤을까.
딸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왜 서운해했는지.
그 마음을 이해하려고 얼마나 노력했을까.
생각해보면 부족했던 순간도 많았다.
나도 힘들었고 여유가 없었고 처음 하는 육아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딸에게 가끔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동시에 감사한 마음도 든다.
그 부족한 엄마 밑에서도 잘 자라준 딸이 고맙기 때문이다.
내가 교육을 들으며 느낀 점
이번 교육을 들으며 사춘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사춘기를 문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반항하고 예민해지고 부모와 부딪히는 시기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사춘기는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어린 시절의 경험들이 함께 들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신생아 시기가 중요하다는 말을 다시 이해하게 되었다.
아기의 울음에 반응해 주고, 안아주고, 보호해 주는 경험이 단순히 그 순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사춘기를 신생아 시절로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아이의 마음은 생각보다 오래 기억한다는 것이다.
이번 교육을 통해 나는 부모라는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완벽한 부모는 될 수 없지만,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부모는 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신생아 전문가 교육이 내게 준 가장 큰 깨달음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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